바위 안에 집,바위 안에 콘크리트 집
자연과 현대 건축물의 작품인 바위 안에 집,바위 안에 콘크리트 집
자연과의 아름다운 조화네요
바위 안에 집,바위 안에 콘크리트 집 이미지 참조 : 이종격투기카페 ▶바로가기
바위 안에 집
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
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
꽃밭이 내 집이었지.
내가 강아지처럼 가앙가앙 돌아다니기 시작했을 때
마당이 내 집이었지.
내가 송아지처럼 겅중겅중 뛰어 다녔을 때
푸른 들판이 내 집이었지.
내가 잠자리처럼 은빛 날개를 가졌을 때
파란 하늘이 내 집이었지
내가 내가
아주 어렸을 때,
내 집은 많았지.
나를 키워 준 집은 차암 많았지.
(이준관·아동문학가, 1949-)
바위 안에 집
집
비바람 막아주는 지붕,
지붕을 받치고 있는 네 벽,
네 벽을 잡아주는 땅
그렇게 모여서 집이 됩니다.
따로 떨어지지 않고,
서로 마주보고 감싸 안아
한 집이 됩니다.
아늑한 집이 됩니다.
(강지인,아동문학가)
바위 안에 집
둥근 우리 집
내 생일날
피자 한 판 시켰다.
열어보고
또 열어봐도
일하러 간
우리 아버지
아직 안 오신다.
형의 배가 꼬로록
나는 침이 꼴깍
그래도 보기만 하고 참는다.
다섯 조각
모두 모여야
피자 한 판
아버지 오셔야
다섯 식구
피자같이 둥글게 되지.
(안영선·아동문학가)
바위 안에 집
아파트 1
1층 2층 3층
맨 꼭대기 20층까지
사람들이
아침마다
서랍장을 열고 나왔다가
밤이면
다시 서랍장 안으로 들어가서
차곡차곡 쌓인다
층층이 쌓여 잠든다.
(김은영·아동문학가, 1964-)
바위 안에 집
집 한 채에
작은 집
한 채뿐인데
많이도 산다
암탉과 병아리 일곱 마리, 까만 염소 세 마리, 누렁이, 돼지 다섯 마리,
앵두나무 두 그루, 대추나무, 살구나무, 석류나무, 감나무 두 그루 ,
모과나무, 맨드라미, 분꽃, 백일홍, 수국, 굼벵이, 두꺼비.
지킴이 뱀, 생쥐, 굴뚝새 ......
다 모여 살아도
시골 할아버지네 집엔
수십 년째
다투는 소리 한번 없다
(유미희·아동문학가, 충남 서산 출생)
바위 안에 집
외딴집
목이 말라 찾아간
산골 외딴집
누구 없어요? 불러 봐도
인기척은 없고
싸리비 자국만이
마당에 그어 있다
담장 위 호박덩굴
텃밭의 고추
모두가 주인 되어
나그네를 반긴다
주인이 외출했어도
함께 지키는 이들
아끼며 사는 한 가족이다.
(최정심·아동문학가)
바위 안에 집
지구는
사람이 밭을 매면
지구는
등어리 긁어 준다 생각하지요.
큰길에 차가
왔다 갔다 하면
이놈 사람들 땜에
가려워 못 살겠다 하지요.
비행기는
파리라고 생각하지요.
파리가 무슨 파리가
요렇게 작을까 생각하지요.
우리 집 앞에
새로 이층집 짓는데
이층집 지으면
혹이 하나 났다고 생각할까요?
아니 아니 그런 건 하도 작아서
땀띠가 하나 났다 생각하지요.
(신현득·아동문학가, 1933-)
튼튼한 집
미루나무 꼭대기에
까치 부부가
얼기설기 지은
막대기 집,
벌들이
설계도 없이
어림짐작으로 지은
육각형 집,
태풍에 떨어졌다는 소식 없다
장맛비에 떠내려갔다는 소식 없다.
큰 지진 난 나라에서
무너진 건
시멘트 범벅해서 중장비로
단단히 지었다는
사람들 집이었다.
(정진숙·아동문학가)
내 그림
하얀 도화지에 내 집을 지어 볼까
빨간 지붕과 둥근 창문
축구도 하는 넓고 푸른 마당
창가엔 마음에 드는 별 하나 걸고
뒤뜰에는 사과나무도 있어야겠지
늘 원해도 반대만 하는
강아지도 세 마리쯤 키우고
마지막에 커다랗게 나를 그려야지
바로 내가 이집 주인이니까.
(신복순·아동문학가)
집을 먹는 배추벌레
언니야,
배추벌레는
배춧잎이 집인가 봐
놀이턴가 봐
배춧잎에서
잠을 자고
배춧잎에서
놀고
배춧잎에서
똥도 싸고
어?
어?
이것 좀 봐
배춧잎을 먹네
집을 먹네.
(김마리아·아동문학가, 1956-)
셋방살이
풀잎이
전세를 놓았다.
풀벌레가
전세를 들었다.
풀잎은
전세 값으로 노래를 받아
풀벌레는
전세 값으로 노래를 주어
날마다 즐거웠다.
(정갑숙·아동문학가)
달팽이 집
달팽이는 날 때부터
집 한 채씩 지고 왔으니,
월세 살 일 없어 좋겠습니다!
전세 살 일 없어 좋겠습니다!
몸집이 커지면
집 평수도 절로 커지니,
아사 갈 일 없어 좋겠습니다!
사고팔 일 없어 좋겠습니다!
뼛속까지 얼어드는
엄동설한에,
쫓겨날 일 없어 좋겠습니다!
불 지를 놈 없어 좋겠습니다!
(김환영·극작가이며 삽화가, 1959-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