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
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
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
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
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
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
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떡없는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
외할머니 보고싶다
외할머니 보고싶다,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....
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
아!
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
-심순덕 시인의 2002년 시집 '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' 중에서-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 영상 참조 : 석냥다리님 영상시
어머니의 섬
늘 잔걱정이 많아
아직도 뭍에서만 서성이는 나를
섬으로 불러주십시오. 어머니
세월과 함께 깊어가는
내 그리움의 바다에
가장 오랜 섬으로 떠 있는
어머니
서른세 살 꿈속에
달과 선녀를 보시고
세상에 나를 낳아주신
당신의 그 쓸쓸한 기침소리는
천리 밖에 있어도
가까이 들립니다
헤어져 사는 동안 쏟아놓지 못했던
우리의 이야기를
바람과 파도가 대신해주는
어머니의 섬에선
외로움도 눈부십니다
안으로 흘린 인내의 눈물이 모여
바위가 된 어머니의 섬
하늘이 잘 보이는 어머니의 섬에서
나는 처음으로 기도를 배우며
높이 날아가는
한 마리 새가 되는 꿈을 꿉니다. 어머니
-이해인-
어머니의 향기
어머니에게서는
어린 날 코에 스민 아른한 비누냄새가 난다.
보리대궁이로 비눗방울을 불어 울리던 저녁 노을 냄새가 난다.
여름 아침나절에
햇빛 끓는 향기가 풍긴다.
겨울밤 풍성하게 내리는
눈발 냄새가 난다.
그런 밤에
처마 끝에 조는 종이초롱의
그 서러운 석유냄새
구수하고도 찌릿한
백지 냄새
그리고
그 향긋한 어린 날의 젖내가 풍긴다.
-박목월-
어머니의 편지
딸아, 나에게 세상은 바다였었다.
그 어떤 슬픔도
남 모르는 그리움도
세상의 바다에 씻기우고 나면
매끄럽고 단단한 돌이 되었다.
나는 오래 전부터
그 돌로 반지를 만들어 끼었다.
외로울 때마다 이마를 짚으며
까아만 반지를 반짝이며 살았다.
알았느냐, 딸아
이제 나 멀리 가 있으마.
눈에 넣어도 안 아플
내 딸아, 서두르지 말고
천천히 뜨겁게 살다 오너라.
생명은 참으로 눈부신 것.
너를 잉태하기 위해
내가 어떻게 했던가를 잘 알리라.
마음에 타는 불, 몸에 타는 불
모두 태우거라
무엇을 주저하고 아까워하리
딸아, 네 목숨은 네 것이로다.
행여, 땅속의 나를 위해서라도
잠시라도 목젖을 떨며 울지 말아라
다만, 언 땅에서 푸른 잎 돋거든
거기 내 사랑이 푸르게 살아 있는 신호로 알아라
딸아, 하늘 아래 오직 하나뿐인
귀한 내 딸아
-문정희-